[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뚱땡이]단행본 끝낸 지도 1년...소송 핑계대며 노나니노나니 하기도 염치없어, 아니 실은 차압당하고 항소하느라 완전 알거지로 전락하여 다음 만화를 궁리중이다...-ㅅ-;;;
한편의 만화를 완성하기까지는 스토리를 짜고 인물 성격을 구상하고 콘티에 데생, 펜터치, 배경, 지우개질, 뒷처리, 톤작업까지 지난하고도 반복적인 작업을 거쳐야한다.
어떤 만화쟁이든 그 과정중에 비슷비슷하면서도 나름 다른 구석들이 있기마련인지라 어떤 친구는 인물설정에서 출발해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나 같은 경우는 하나의 소재나 혹은 하나의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 사랑 뚱]도 변신알약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했다. 지금 구상하는 이야기중 하나는 엉뚱하게도 마지막 장면, 결론부터 떠올라서 이야기가 앞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얼 할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주인공을 살려 말어 등등의 이런 고민들은 즐거운 작업임이 분명하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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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가파른 벼랑 끝에서서 밧줄 하나 없이 번지를 뛸 준비를 하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당연 겁난다. 두렵다. 새로이 원고를 시작하는 맘은 항상 그렇다.
쪼, 쪼매 살살 뛸까?
있는 힘껏 뛰어봐?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싫은데?
진지하게 혹은 얍삽스럽게 궁리를 해보지만 그에 따른 결과 또한 모르는 바 아니다. 정말 수학도 아닌 이 썩을 과정이라는 것은 어찌나 정확한 결과를 안겨다 주는지 내가 내 자신을 내던진 만큼, 부딪혀 얻은 만큼만 성과가 나온다.
그렇다. 다 알면서 지금 며칠째 딴짓이다. 게임도피, 만화도피, 드라마도피, 영화도피, 방치모드로 내팽개칠 땐 언제고 홈피관리도피까지...-ㄴ-;; 아주 골고루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
나는 번지를 뛸 준비를 하고 있다.